구연현개(구 연출가 현 개발자) 힘차게 등장

어쩌다보니 내가 42서울 라 피신을 끝낸지 2년이 됐고, iOS 개발을 한 지 1년정도가 됐다.

대학생으로 치면 그래도 사망년인데 지금까지 뭘 해왔나 뒤돌아보았다.

2021.01 개발 시작

미친 방송국에서 도망쳐서 연출 말고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뒤, 그 당시 내가 관심있던 앱 개발, 프로그래밍에 첫 발을 내딛었다.

뭐부터 해야하나 싶어서 대학원도 알아보고, 여러 부트캠프도 알아보면서 어케해야하나 무수한 고민을 하던 때…

휘뚜루마뚜루 공부해서 금방 대체 가능한 코더가 되고 싶진 않았고, 그래도 전공자랑 비벼볼만한 개발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C 언어를 시작했다.

C와 Javascript

그 당시 내가 가장 빠르게 들어갈 수 있는 근본있는 개발 커뮤니티는 42서울이었고, 42서울에선 근본 C로 공부한다고 했다. 마침 계획이 딱 맞아떨어져서 약 1달간 C언어 공부만 죽어라 했다.

알라딘에서 열혈 C (전체 제목이 기억이 안남) 중고로 사서 걍 한 학기 수업듣듯 열심히 코드 따라 치고 암튼 했다. 어렵다고 미리 으름장을 들어놔서 그런지 할만 했다.

C언어에 익숙해져서 콘솔게임 이런걸 만들다가 뭔가 진짜로 사용자 인터렉션이 잘 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고싶어졌다. 갓고잉 선생님과 김치 좋아하는 외국인 니꼴라스의 달달한 무료 강의를 들으면서 html, css, vanila js로 웹사이트를 만들어봤다. 그래도 내가 애정갖고 만들었던 웹사이트 완성함..!!! 재밌긴 했는데 자바스크립트가 약간 마음에 안들었다. 비전공자로 개발자 하려면 웹 프론트엔드가 가장 빠르다던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 이 언어 뭔가 나랑 상성(?)이 안 맞는 것 같은데… 하는 양가적 마음이 들었따.

가만히 못 있는 성격ㅋ

이라서 학부생때도 학교생활 + 동아리/대외활동 혹은 인턴 등등을 겸했다. 그 성격 못 버리고 여기서도 발휘됨.

지역 소상공인들이 가진 문제를 디자인/기술로 해결해보자는 취지의 대외활동을 하면서 그 당시(지금도 그렇지만) 쏘 핫한 mbti 테스트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단순히 겉모습을 구현하는데서 넘어서 mbti를 조합하기 위한 로직을 짜고, SNS 공유하기 등등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는게 재미났다.

2021.05 42서울 시작

그렇게 2-3개월정도 C언어와 웹 공부를 하다가 보니 42서울 라 피신을 하게 됐고, 놀랍게도 그 안에서 “전공자세요?”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맙게도 내가 맥 유저였던데다가, 이것저것 설치해본다고 쉘 스크립트를 좀 써봤고 C언어를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수월하게 과제와 팀플, 시험 등을 쳐나갈 수 있었고, 사람들과도 자신 있게 많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라 피신을 통과한 뒤 찐 42서울 과정을 시작했고, 이전보다 더 어지러운 C 언어 공부를 해나갔다. 이전에는 진짜 ‘언어’에 대한 공부에 국한됐다면, 42 서울 과정을 진행하면서 네트워크, 운영체제, 알고리즘, 자료구조 등 CS 지식을 함께 습득했다. (과제가 그렇다… 부모 프로세스랑 자식 프로세스 연결하는 과제, 네트워크 관련 시험, 특정 알고리즘이나 자료구조 구현하기 등…)

C 언어로 근본 공부 하는것도 좋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눈알이 돌아있는 나는 그 안에서 이것저것 해봤다. 오픈소스 컨트리뷰터로 참여해보고자 리액트 네이티브와 타입스크립트로 구성된 UI 컴포넌트 라이브러리에 신청했고, 됐다. 그래서 허겁지겁 리액트 네이티브 돌려보고 그 과정에서 맥북 M1과 씨름을 엄청 하고, 개발환경 세팅하는데 볼 수 있는 에러란 에러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오픈소스 컨트리뷰터로서… 컴포넌트 자체를 만드는건 못 했지만 컴포넌트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사용 예제가 포함된 도큐먼트는 만들었다. 이 때 처음으로 깃헙에 PR을 보내고 오픈소스에 컨트리뷰팅을 해봤다. PR 보내면 바로 코드 반영될까봐 풀 리퀘스트 버튼 누르기 직전까지 식은땀을 얼마나 흘렸는지..ㅋ

그리고 이 때 기술블로그 열어서 에러난거나 뭐 배운거 기타등등 다 때려박음.

2021.08 Swift 입문

42서울에서 과제를 열심히 쳐나가다 보니 내 앞날에 대해 고민이 됐다. 그 당시 친했던 친구는 이미 백엔드 개발자로 갈고닦아나갈 기술 스택까지 다 정해놨기 때문에 약간의 조바심 아닌 조바심이 났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이 때 조급함을 덜어내고 서버사이드, 앱, 웹, DevOps 등등 다 경험해봤으면 지금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든다.

암튼..! 내가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렇고, 내가 애플 기기의 헤비유저기도 해서 친구들이 iOS 앱 개발자 어떠냐는 제안에 오 그럼 해볼까? 하는 생각 + 누군가가 SwiftUI가 그렇게 재미나다는 말을 해줘서 Swift에 입문하게 됐다.

막상 첨부터 뭘 만드려고 보니까 Swift 기본 문법을 좀 알아야겠고, 그렇다고 문법을 공부하자니 책으로 공부하면 너무 재미없고 시간이 많이 들 것 같아서 C언어로 풀었던 알고리즘 문제들을 Swift로 변환해가면서 언어에 익숙해졌다.

익숙해지고나선 그냥 닥치고 SwiftUI로 앱 개발함.

갑자기 정보처리기사

갑자기 밥먹으러 가는데 친구가 정처기 시험 등록 기간이라고 말했다.

어? 정처기? ㅇㅋ 딴다.

하고 바로 필기 등록하고 시험공부 했다. 필기는 암기형이라 진짜 며칠만에 후루룩 찹찹 쓸어먹었고, 실기는 서술형이라 좀 공부를 열심히 했다. (정처기 공부했던 후기)

은근 비전공자들 정처기 1트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열심히만 하면 솔직히 된다… 너무 기만인가?

이 때 공부한게 은근 뒤에 CS 공부할때나 면접볼때 도움이 많이 됐다. 전공자들은 정처기 멍무시하지만… 비전공자들에겐 단비같은 존재….

~2022.02 iOS 앱 만들기

2월까지 영차영차 열심히 앱을 만들어냈다. 혼자 개발하는거는 한계가 있어서 서버 개발하는 친구랑 협업하기도 하고, 같은 iOS 개발자를 하려는 친구들이랑 협업하기도 하고, 42서울의 인싸 iOS 개발자에게 간택당해 디자이너랑도 협업해봤다. 그렇게 3개의 앱을 찍어내며 애플 생태계에 익숙해졌다. 그 과정에서 SwiftUI 교육자료(aka. SwiftUI Piscine)도 만들어보았다.

이 때, 42서울에 있는 iOS 멘토들한테 계속 연락해서 코드 리뷰 받고, 코드리뷰 아니더라도 이력서/포폴 멘토링 등등 받음. 이게 꿀같았다… REAL

겹경사?맞나? 암튼 애플 디벨로퍼아카데미와 스노우 인턴

기가막히게 2022년에 포항공대에서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연다는 소식에 냅다 지원했고, 시험 면접 과정을 통과해서 포항항에 내려갔다.

코로나 이슈로 비대면 1개월 진행하고 포항에서 실제로 사람들 만나서 1주일 진행하던 차에 스노우 인턴에 지원했고, 시험 면접 과정을 운좋게 통과해서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선 사실 팀 활동 한 회밖에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브레인스토밍 ~ 기획 ~ 디자인 ~ 개발 ~ 피칭까지 전체 과정을 1달안에 해봤던 좋은 경험이었다. 스노우 인턴은 진짜 좋은 경험이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100%의 내 에너지를 다 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던 경험이었다.

2022.08 ~ 11 요약: ㅇ<-<

폭풍같은 시간을 마치고나니 그만정 신을잃 고맗앗읍니다.

진심 몇달동안은 그냥 누워만 지낸 것 같다. 중간중간 감 잃지 않으려고 코테 문제도 풀어보고, 원티드에 이력서 난사하면서 면접 경험 쌓으려고도 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첫 최종면접탈락을 겪었곸ㅋㅋㅋㅋ 이 때 충격이 약간 컸던 것 같다.

Let’s Swift 발표

근데 이렇게 또 누워만 있으니까 인생이 허무해지는 것 같아서 다시 뭔가 찾아서 할 일을 생각했다.

마침 내가 참여하고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코로나 시국의 종지부와 함께 오랜만에 오프라인 개발 컨퍼런스를 오픈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라서 냅다 지원했고, 발표자로 선발됐다.

한달여간 비전공자 개발자로서 살아남는 방법ㅋㅋㅋㅋㅋ에 대해 발표 준비를 해서 열심히 발표를 했다. 관련 자료는 여기동영상에!

뜻깊은 시간이었고, 이 때 컨퍼런스에서 만난 분께 계속 컨택해서 커리어 관련 멘토링도 받고, 이력서 첨삭도 몇번 받았다. 이게 컨퍼런스 다니는 맛인가? 시니어 개발자들이랑 친해지는거 진짜 좋은듯함…

2022년과 2023년의 추운 겨울,,,

미친 구직난에 정신을잃어쩌구 할 판이어서 진짜 넘 추웠다. 실제로 춥기보단, 얼어붙은 채용 시장에… ㅠㅜ

하지만 또 내가 그렇게 자빠져서 누워있으면 들어오던 복도 제 발로 집 나간다고 생각해서 다시 일어나서 뽈뽈댔다. 친구랑 하던 앱 리팩토링도 꾸준히 하고, 상반기 취준을 위해 생전 처음 면접 스터디도 꾸려보고, 예전부터 관심있었던 서버 사이드 개발 관련해서 스터디같은 수업이 열리길래 신청해보고(그게 이거임 JSCODE), 또 면접 스터디 구하는데 눈에 띈 플러터 스터디 구인글에 그냥 연락했다가 갑자기 플러터 스터디도 하게됐다.

엄청 딥하게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것들을 해본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게 좋았다.

그리고 친구랑 만든 앱 행복저금통이 의문의 바이럴을 타서 에너지를 얻기도 함.

그리고 현재

희한하게 그렇게 마구잡이로 했던 것들에서 말할거리가 생겨서 지금은 펄어비스에서 인턴을 하고있다. 채용형이라 무척 기대하고, 무척 열심히 하고 있다. 회사가 짱짱좋고 사람들도 좋아서 계속 일하고 싶다….

여기서 일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나는 다시 ready queue에 올라가겠지…^^*,,, Combine을 못 쓰는 상황이라 RxSwift를 공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똑똑해서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진짜_최종_회고

이렇게 쭉 써내려가다보니 은근 뭘 많이 했다. 많이 한 만큼 어느 한 분야에 완전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니 지금 실무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았는데 전문가가 될 수는 있나?!?!!!?1 헤헷.. 암튼 그래도 내가 그리던 개발자로서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근거조금있는자신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그래도 주어진 리소스 안에서 꽤나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이 글을 완독할진 모르겠으나 제 과거 행적과 기타등등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을 요청하고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메일이나 댓글 주십쇼. 공개 가능한 정보에 한해 적극 도와드립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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